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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5월에 보기 좋은 영화 소개 《소공녀》

영화생각17 2025. 4. 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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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녀》(2018)는 전고운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고수하는 청년 여성 ‘미소’의 이야기를 담은 독립영화입니다. 값싼 방 대신 좋아하는 위스키 한 잔, 담배 한 개비, 음악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그녀의 선택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안정된 삶의 기준을 되묻게 만듭니다. 현실의 무게 앞에서도 자신의 취향을 지키며 유랑하는 미소의 모습은 따뜻하면서도 씁쓸한 여운을 남기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등장인물

미소 (이솜)
가정부로 일하며 좋아하는 음악, 위스키, 담배를 즐기는 자유로운 영혼. 고정적인 거처를 포기하고도 자신만의 삶을 지키려 하는 그녀는 기존 사회의 안정과는 다른 방식으로 행복을 추구합니다. 작지만 강단 있는 모습이 인상적인 인물입니다.

한솔 (안재홍)
미소의 과거 연인이자 현재는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며 현실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인물입니다. 여전히 미소를 아끼지만, 그녀의 선택을 온전히 이해하진 못합니다. 미소와 대조적인 인물로, 영화의 가치관 충돌을 보여줍니다.

친구들 (윤종빈, 박종환 등)
미소가 과거에 함께 지냈던 밴드 멤버이자 친구들. 각기 다른 환경과 가치관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미소의 삶을 이해하려 하지만 현실과 타협한 모습이 두드러집니다. 이들과의 재회는 미소의 정체성과 삶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줄거리

서울의 낡은 주택에서 혼자 살아가던 미소는 집세가 오르자 방을 포기하기로 결심합니다. 대신 좋아하는 위스키와 담배, 음악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친구들의 집을 전전하며 살아가는 방식을 택합니다. 정규직이 아닌 가사도우미로 생계를 이어가며, 불안정한 삶 속에서도 취향을 지키려는 그녀는 “행복의 기준은 스스로 정하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안정된 삶 대신 자신만의 세계를 선택한 미소의 결정은 타인의 시선에서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그녀에게는 당연한 선택입니다.

미소는 예전에 함께 밴드를 했던 친구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집에서 하룻밤씩 묵습니다. 각각의 친구들은 이제 제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결혼해 아이를 키우고 있고, 누군가는 회사원이 되어 바쁜 일상을 살아갑니다. 미소는 그들의 일상 속에서 머물며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현재의 자신과 그들의 차이를 느끼며 씁쓸한 감정을 경험합니다. 각자의 방식으로 타협하며 살아가는 친구들과 달리, 미소는 여전히 순수하게 자신을 지키려 애씁니다.

과거 연인이었던 한솔과 오랜만에 재회한 미소는 그와 함께 추억을 회상합니다. 한솔은 여전히 미소를 아끼지만, 이제는 현실적인 삶을 살고 있고, 미소의 방랑하는 삶에 대해 안타까워합니다. 한솔은 그녀에게 함께 살자고 제안하지만, 미소는 그것이 자신이 원하는 삶이 아님을 알고 조용히 물러납니다.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걸어가게 된 두 사람의 관계는 씁쓸하면서도 현실적인 여운을 남깁니다.

계속해서 친구 집을 전전하는 미소는 점차 자신이 머물 수 있는 곳이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합니다. 친구들의 삶은 이미 그녀가 들어설 여유가 없거나, 이해받기 어려운 공간이 되어버렸습니다. 미소는 자신이 떠도는 존재처럼 느껴지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현실에 부딪힙니다. 외로움과 회의가 그녀를 잠식하려 할 때, 다시금 자신이 왜 이 길을 선택했는지를 되새깁니다.

결국 미소는 도시에 집을 두지 않기로 한 자신의 결정을 다시 확인하며, 여전히 위스키 한 잔과 담배, 음악을 즐깁니다. 그녀는 물리적 공간이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지키는 것이 곧 ‘집’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누구에게는 방랑일 수 있지만, 미소에게는 분명한 선택이며, 그녀만의 삶의 방식입니다. 영화는 마지막까지 그녀를 동정하지도, 찬양하지도 않으며, 그저 한 사람의 선택을 조용히 따라갑니다.

감상평

《소공녀》는 물질적 풍요와 안정된 삶이 전부라고 여겨지는 시대에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지키며 살고 싶다’는 주인공 미소의 당당한 선언을 통해 신선한 울림을 전해주는 작품입니다. 이솜은 미소의 섬세한 감정선과 자유로운 영혼을 깊이 있게 표현하며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영화는 적은 예산과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미장센과 음악, 인물 간의 대사 하나하나를 통해 오랜 여운을 남깁니다.
긍정적으로는 현실에 쉽게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삶의 기준을 지키려는 주인공의 모습이 현대인의 고단한 삶에 작지만 깊은 위로를 줍니다. 누군가에게는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 어떤 이에게는 삶의 전부일 수 있다는 메시지는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다만 부정적으로는 서사의 기승전결이 뚜렷하지 않아 느슨하게 느껴질 수 있으며, 미소의 선택이 너무 이상적이거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소공녀》는 삶의 기준을 다시 묻고 싶은 이들에게 충분히 의미 있는 영화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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